[인터뷰] 박영수 "확실한 감동..'미아 파밀리아' 고급뷔페 같아"

이지은 기자 승인 2019.06.29 14:58 | 최종 수정 2021.08.02 08:57 의견 0
뮤지컬 '미아 파밀리아'의 배우 박영수를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났다.(자료=이지은 기자)

[한국정경신문=이지은 기자] "결국은 친구들의 이야기. 확실한 감동이 있어서 선택했죠."

박영수는 서울예술단(이하 서예단) 단원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 김도빈, 조풍래와 함께 서는 외부 무대가 궁금해 했다. 단원 활동을 그만두고 외부 활동을 시작한 지 약 3년. 친구들과 이야기의 마지막을 채워나가는 게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는 박영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.

뮤지컬 '미아 파밀리아'는 1930년대 뉴욕의 바 아폴로니아를 배경으로 한다. 마지막 공연을 앞둔 배우 리차드, 오스카와 그들 앞에 나타난 한 명의 마피아 스티비 세 남자의 좌충우돌을 코믹하게 그려낸다.

지난 2013년 초연 이후 6년 만에 돌아온 작품이다. 박영수는 "부담 반 정말 재밌겠다 반이었다. 처음에 (김)도빈이랑 (조)풍래가 함께 하자고 먼저 제안했었고 리딩도 함께했다. 친구들과는 서예단 작품이 아닌 외부 작품에서 함께 한다는 사실에 부담이 컸지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궁금했다. 제가 낯을 많이 가리다 보니까 처음 작업하는 친구들과 소통을 많이 못하는데 친구들과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믿고 시작하게 됐다"고 말했다.

프레스콜 때부터 화제가 된 세 명의 친구들이 함께하는 골반 춤에 관해 묻자 박영수는 "당혹스러웠다"고 입을 열었다. 그는 "전설의 마피아 노래가 골반 춤.(웃음) 어떻게 승화를 시킬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. 처음에는 안무가 민망했지만 지금은 그 춤이 가사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. 온몸으로 느껴지는 듯한 리듬과 안무에 가사까지 일체화되는 느낌이다"고 설명했다.

배우 박영수(자료=이지은 기자)

"스티비는 강한 척하는 마피아예요.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피아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았던 친구인 거 같아요. 처음에는 강해 보일지 모르지만 점점 나약한 부분이 나오고 서로 동화되고 합쳐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. 그 과정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다른 인물보다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스티비 만의 포인트로 내면의 이야기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."

그렇다면 연기하는 스티비와 실제 자신과 닮은 점은 없었을까. 박영수는 "강한 척을 안 한다는 게 다르고 꿈이 있다는 건 확실히 닮았다"고 답했다. 과감히 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지가 강해 보이는 순간이었다.

초연 무대에 올랐던 이승현, 유성재, 허규와 이번 시즌 함께하는 배우들과의 호흡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도라는 박영수는 "승현이 형이나 성재 형을 보면 이 공연을 정말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확 느껴진다. 조언도 많이 해준다. 친구들이랑 하면 재미있고 동생들이랑 하면 파이팅 넘치게 만들어지는 무대다. 미아 파밀리아 팀 자체가 사랑스럽다는 것. 연습도 재미있게 했고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싶어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정말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다"고 강조했다.

무엇보다 박영수는 인터뷰 내내 작품에 대한 자랑을 끊임없이 나열했는데 이를 한 단어로 '고급뷔페'로 정의했다. 재미, 음악, 무대, 조명, 소품 어느 하나 빠뜨릴 수 없다는 설명. 이어 박영수는 실제로 이탈리아 사람들이 공연한다거나 뉴욕에서 공연하면 더 재미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내비췄다.

특히 그는 "개인적으로 작품의 음악을 좋아한다. 소극장에서 잘 볼 수 없는 다양한 노래가 많다. 대극장에서 느낄 법한 넘버나 전 세계 장르를 고루 갖춘 게 가장 큰 매력이다"고 이야기했다. 연습 때보다 120% 가량 더 만족스러워진 무대의 이유로 박영수는 "음향감독님의 헬리콥터 소리와 액션씬에 완벽히 맞춰진 조명 감독님의 디테일은 정말 큰 자랑거리다. 소품도 정말 이쁘다"며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 소품 이야기도 들려줬다.

배우 박영수(자료=이지은 기자)

"처음 소품이 나왔을 땐 스티비 자서전 책에 쓰여 있는 '미아'라는 글자가 원래 MIA(엠아이에이)인데 MYA(엠와이에이)이더라. 소품 감독님이 바꾸자고 하셨지만 틀린 게 오히려 더 스티비 스러워서 연출님께 설명해 드리고 지금의 소품으로 완성해 사용하고 있어요. 스티비가 글을 정상적으로 배우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 때문에 글자에 대한 오타가 조금씩 있지 않았을까. 저 나름의 디테일을 넣어 본 거죠. 자세히 보면 Y(와이)가 I(아이)로 되어 있는데 볼 때마다 웃음이 나요."

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커튼콜. 이미 공연을 본 관객들 사이에 '미아 파밀리아'의 가장 큰 재미 요소로도 뽑히고 있다. 박영수는 "공연보다 더 힘들지만 즐거워하시는 관객들을 보면 더 힘내서 200% 에너지를 내고 있다. 공연이 끝나면 목이 너덜너덜해져서 체력 보충을 할 수 있는 약이라도 먹어야겠다고 느낀다.(웃음) 집에 가면 야식의 유혹을 이기기가 힘들다"고 털어놨다.

개막한 지 이제 한 달. 이 공연을 특별히 추천해 주고 싶은 이유가 있을까. 박영수는 "함께 소리 지르고 싶은 분들이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거 같다. 웃음과 감동이 있어서 쌓여 있던 스트레스를 풀고 가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. 커튼콜 때 가사를 많이 따라 해주시는데 저는 가사를 따라 주지 않아도 된다. 저희가 마이크를 대면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놓아 고함을 지르셔도 좋다. 그 소리에 저희도 뛰고 더 소리 지르겠다"고 웃었다.

끝으로 앞으로의 '꿈'에 대해 물었다. 박영수는 "이제 곧 아빠가 된다. 항상 윤동주 시인의 '서시'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데 당당한 아빠가 되고 싶다. 아직은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아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아빠가 되는 게 가장 큰 꿈이다"는 바람을 전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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